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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대한민국은 ‘마약 청정국’이라는 타이틀을 얻을 만큼, 마약 범죄를 찾아보기 힘든 국가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주위에서 쉽게 마약을 구할 수 있게 되면서, 사회 전반으로 마약 사범의 숫자가 눈에 띄게 늘어났는데요. 이제 마약 사범은 뉴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재로까지 전락해 버렸습니다. 우리나라는 ‘마약 청정국’이라는 지위를 되찾을 수 있을까요?
오늘의 글로벌 인사이트, ‘마약과의 전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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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생활에 파고든 마약
‘콜롬비아’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대표적으로 축구, 정열, 커피 등을 꼽을 수 있지만 넷플릭스 드라마 ‘나르코스’를 한 번이라도 접해본 사람이라면 바로 마약 카르텔을 떠올릴 텐데요. 나르코스는 1970년대부터 90년대까지의 폭력 시대를 배경으로 콜롬비아의 마약왕이라 불리는 ‘파블로 에스코바르’의 실제 일대기를 담았습니다. 에스코바르는 콜롬비아 역사상 최대 마약 카르텔인 메데인 카르텔의 설립자로, 아메리카 대륙 내 마약 유통망의 대부분을 장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그는 미국 마약단속국(DEA)과 콜롬비아 특수부대에 의해 사살당해 최후를 맞이했지만, 마약 카르텔과 무장 단체는 여전히 마약을 생산, 밀매하며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우리는 나르코스를 통해 그의 손에서 어떻게 마약 카르텔이 형성되었는지, 남미에서 재배된 코카인이 어떻게 미국까지 흘러갔는지, 그리고 이러한 카르텔이 어떻게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지를 접하지만 그저 먼 나라 콜롬비아의 이야기로, 단순한 오락으로 즐길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메데인 카르텔의 라이벌 격인 칼리 카르텔의 마약이 한국에 밀반입되는 등 더 이상 먼 나라의 이야기로만 치부할 수는 없을 만큼 마약은 이미 우리 주변에 깊숙이 침투되어 있습니다.
최근 계속해서 전해지는 국내 마약 관련 뉴스를 보면 우리나라는 이제 국제적으로 떠오르는 마약 수요처일 뿐 아니라 주요국들을 잇는 유통경로의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요. 국내로 유입되는 마약은 대부분 태국, 필리핀, 베트남 등 동남아를 통했으나 최근 들어 하와이에서 온 마약 택배가 발견되는 등 유통경로가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밀반입은 내국인 마약조직을 비롯해 파키스탄,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등의 외국인 불법체류자들이 주로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싼값에 중국과 동남아시아산 필로폰 등을 들여 와 국내에 공급하고, 국제 특송화물로 위장하거나 수입식품인 것처럼 꾸미는 지능적인 방법을 사용합니다. 저가로 생산하고 고가로 판매해 전 세계의 돈을 끌어모으는 마약은 중독자뿐만 아니라 생산자에게도 끊을 수 없는 존재인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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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드라마 나르코스 포스터 사진 <사진 = 넷플릭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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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흥 마약 수요국 대한민국 - 끊이지 않는 사건사고
최근 한국에서는 마약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마약류 사범 중 20대의 비중은 꾸준히 늘어 지난 2021년부터 30%를 넘어섰는데요. 명문대 학생들이 포함된 유명 동아리에서 집단 마약 투약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한창이던 지난 21년 만들어진 동아리 '깐부'는 동아리 회원이 되면 호텔과 외제차를 이용할 수 있다고 홍보했습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외적으로 이쁘고 잘생기거나 인플루언서 등 이른바 명문대의 잘나가는 학생들을 동아리에 끌어들였습니다. 동아리의 회원 수는 300명에 거쳐간 학생은 천 명이 넘는 큰 동아리가 됐습니다. 그러나 '깐부'를 만든 동아리 회장 염 모씨는 어두운 목적을 갖고 있었는데요. 염 씨는 고급 호텔, 클럽 등에서 열리는 동아리 모임에 동아리 회원들과 회원이 아닌 사람들까지 초대해 마약을 판매하고 투약했습니다. 또한 염 씨가 마약 구매에 쓴 돈은 1,200만 원으로 액상 대마, 합성 대마, 케타민, 필로폰 등 종류도 다양했습니다.
이러한 마약류 사용으로 한국에서는 강력 범죄가 발생하기도 했는데요. 몇몇 마약 사용자들은 환청, 환각, 환시 상태에서 살인, 강도 및 절도, 인질극 등의 2차 강력 범죄를 일으켰습니다. 또한 특별한 동기나 이유 없이 환각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사람을 살해하는가 하면 마약 구매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절도 행위를 일삼는 사례가 부지기수죠. 2017년, 환각 상태에서 아버지의 목을 양팔로 감아 압박해 질식으로 살해한 필로폰 투약 사용자가 있었습니다. 2001년 3월경에는 공익 요원이 마약 ‘러미나’ 판매자와 매매 문제로 언쟁을 벌이다 살인을 저지른 강력 범죄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올해 8월 오전 5시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30대 남성이 운전 중 신호대기 중이던 앞차를 들이받은 일도 있었습니다. 이 남성은 마약에 취한 상태로 운전하다 접촉 사고를 낸 것이었는데요. 가만히 서 있는 차를 뒤에서 추돌한 데다, 사고 직후 운전자는 동공이 풀려 있었고 횡설수설하는 모습이었다고 전해졌습니다.
호기심으로 시작한 마약일 수 있지만, 현재 이 호기심으로 인해 한국에서는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왜 사람들은 한번 시작한 마약을 아직까지 못 끊고 있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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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마약에 중독될까
우리 뇌는 즐거움을 경험하거나 보상을 받을 때, 시스템을 작동시켜 도파민이라는 신경 전달 물질을 촉진합니다. 마약은 이 도파민과 관련된 보상회로에 변화를 일으켜 강한 중독을 유발합니다. 그래서 마약을 한 번 사용하기 시작하면 자꾸 사용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고, 사용할 때마다 양을 늘리지 않으면 효과가 없으며, 사용을 중지하면 온몸에 견디기 힘든 이상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죠.
마약을 투약하면, 통제력과 관련된 ‘전두엽’, 정서와 관련된 ‘변연계’, 기억력을 담당하는 ‘측두엽’ 등 뇌가 전반적으로 손상됩니다. 이러한 뇌 손상은 마약을 끊은 후에도 완전히 회복하기 힘들며, 특히 뇌가 미성숙한 청소년 시기에 마약을 복용할 경우 손상 정도는 더욱 심해지는데요. 뇌의 기능적, 구조적 손상은 우울증, 조울증 등의 기분 장애, 환각을 동반하는 정신증처럼 다양한 정신질환을 유발합니다. 또한 만성적으로 마약을 흡입하면 인지가 저하되어 삶에서 즐거움을 잘 느끼지 못하는 무기력증이 나타나게 됩니다. 이미 한번 망가진 인간의 뇌는 제대로 복구되지 않은 채 마약이 주는 달콤함에 빠져 다시 투약하게 되는 것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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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켄싱턴 거리에서 젊은 사람들이 마약에 취해 거리를 서성거리고 있다. <사진 = 서울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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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약 문제, 해결할 수 있을까
사회 전반적으로 마약이 확산되면서, 마약 사범 중 초범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김대근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마약은 상습 사범들이 많은 것으로 여겨졌는데 초범들이 대거 늘어나면서 실형 선고보다 집행유예 등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유명인이든 일반인이든 상관없이 단순 마약 사범에 대해 초범일 경우 집행유예를 받는 사례를 많이 볼 수 있는데요. 마약을 투약하고 단순 소지만 해도 기본 형량을 1년에서 4년입니다. 하지만 최근 3년간 통계를 보면, 재판에 넘겨진 마약 사범 중 절반 가까이가 1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많은 국민들은 경각심을 가지기 위해서는 마약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무작정 처벌 수위만 높인다고 해서 범죄율이 감소할 수 있을까요? 우리나라보다 더 먼저 마약 문제를 접한 해외에서는 어떠한 정책을 실시하고 있을까요?
네덜란드는 우리에게 흔히 마약 합법국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마약 합법국에서는 어떤 프로그램이 마약 예방을 위해 실행되고 있을까요? “Jelinek”는 청소년과 성인을 대상으로 마약의 위험성을 알리고, 건강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입니다. 이를 통해 실질적인 도움과 정보를 제공하며, 마약 사용이 일으킬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인식도 높여줍니다.
- 미국의 “Drug-Free Communities”🇺🇸
미국은 “Drug-Free Communities”(DFC) 프로그램은 지역 사회의 참여를 통해 청소년의 마약 사용을 예방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1980년대 미국 영부인 낸시 레이건에 의해 만들어져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Just Say No”라는 캠페인은 청소년들의 불법 마약을 막는 것에 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도 다양한 예방 프로그램들이 있는데요. 우선 “Smart Recovery”는 마약 중독자의 회복을 지원하며, 사회적 낙인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참여자들은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아픔을 치유하며 회복을 위한 실질적인 방법을 모색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습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School Drug Education and Road Aware” 프로그램은 학교에서 마약의 유해성을 인식하도록 교육하고 있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National Drug Stategy”라는 정부 주도 프로그램을 통해, 마약 예방, 치료, 조기 개입등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지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마약은 강학 중독성을 가지고 있는 만큼 재범률이 굉장히 높은 범죄입니다. 실제로, 경찰청에서 발표한 ‘경찰 검거 마약류 사범 재범률 현황’을 살펴보면 마약류 사범 재범률은 지난 6월 기준 50.8%에 달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마약 중독 부분에 있어 치료 생활이 이루어지지 않고 계속 처벌만 한다고 해서 나아지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처벌보다는 치료와 재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위 국가들의 정책만 봐도 처벌보단 재활의 초점을 둔 정책들이 많이 실행되고 있는데요. 최근 국회에서도 청소년 마약류 예방과 마약 중독자에 대한 치료 및 재활 프로그램 지원을 위한 법안이 활발히 논의되고 있으며, 특히 마약류 처벌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청소년 대상 마약 유통이나 온라인을 통한 마약 거래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포함될 예정이고, 학교나 사회단체에서 마약 중독 예방 교육을 강화하고, 중독된 사람들에게 재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법안도 함께 논의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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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덜란드 거리에서 대마초를 판매하는 커피숍 <사진 = 매일경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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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은 개인만의 고통으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이로 인한 사회적인 피해와 손실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마약으로 인한 노동 및 생산성의 감소, 마약 사범을 치료하는 데 드는 비용과 범죄 예방 및 대처에 드는 비용, 중독자의 가족이 겪는 심리적 비용 등이 포함됩니다. 또한, 여기에 드러나지 않은 범죄까지 추산하면 그 비용은 최대 4조 9천억 원까지 높아질 수 있습니다. 2016년보다 마약이 더 대중화되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사회적 손실 규모는 더욱 커졌을 것입니다. 이처럼 마약은 개인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큰 손실과 피해를 초래하죠.
이제 한국도 마약류 관련 법률과 법안은 구체적으로 규정하고,마약 범죄의 증가와 사회적 우려에 대응하기 위해 법안이 더욱 강화되어야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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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황지미, 강민경, 김은혜, 노하늘, 박채영, 한영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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