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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스 구독자님은 술에 찌들어 삶의 의지가 없었던 대학교의 퇴학생이 미국 행정부의 실세로 활동했다면 믿으실 수 있나요? 이러한 일이 미국에서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미국의 46대 부통령인 ‘딕 체니’인데요.
오늘 글로벌 미디어 리뷰에서는 미국의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실세로 활동했던 딕 체니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바이스(VICE)>를 소개하려 합니다. 바이스는 ‘신보수’의 대표 주자인 딕 체니의 전기를 다룬 영화로, 정치・시사 상식이 없다면 즐기기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오늘은 간단한 줄거리 소개와 함께 미국 정치와 관련된 요소, 바이스의 관전 포인트를 간단히 설명하려 합니다. 함께 알아보도록 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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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줄거리: 딕 체니의 인생 스토리 💬
술에 빠져사는 예일대 퇴학생 ‘딕 체니’. 그는 예일대 퇴학 이후 공사장에서 막노동을 하고, 심지어 음주운전으로 구속까지 될 정도로 대책 없는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토록 막장 가도를 달렸던 딕 체니는 사랑하는 아내의 잔소리를 들은 후 완전히 달라진 인생을 살게 되었는데요. 그는 대학을 새로 다니고 정치학 대학원까지 성공적으로 졸업하였으며, 이후 공화당의 유력 정치인이었던 ‘도널드 럼즈펠트’의 눈에 들어 그의 보좌관으로 활동하는 등 정치를 배우게 됩니다.
딕 체니는 이후 백악관 최연소 비서실장, 국방장관 등 굵직한 이력을 쌓게 되고, 미국의 한 대기업 부사장까지 등극하게 됩니다. 그러던 중 당시 공화당 대선후보 조지 W 부시에게 부통령 러닝메이트 제안을 받는데요. 처음에는 단순히 ‘허수아비’에 그친 부통령 자리를 거절하지만, 만약 외교, 국방, 관료 인사, 에너지 업무에 대해 권한을 준다면 부통령 제안을 수락하겠다고 합니다. 부시 후보는 그의 제안을 수락하고, 당선 이후 딕 체니는 부시 행정부의 부통령으로 등극하게 됩니다.
그리고 영화의 후반부에서는 딕 체니가 9·11테러, 이라크 전쟁 등의 상황 속 어떻게 권력을 행사했는지 상세하게 보여주는데요. 영화 <바이스>는 제46대 부통령 딕 체니의 파란만장한 정치인생을 묘사한 영화로, 미국의 보수주의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1970년대부터 2000년대의 미국 정치사회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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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네오콘’의 심장인 딕체니… 네오콘이 뭐길래? 🔎
이 영화의 주인공인 딕 체니는 20세기 후반, 2000년대 초반 ‘네오콘’의 핵심 인물입니다. 근데 여러분 네오콘이 무엇인지 아시나요? 제가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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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오콘의 핵심 인물들인 도널드 럼즈펠드 (좌), 딕 체니 (우) <사진=가디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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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네오콘이란 용어는 'New Conservative'의 약자로, 미국의 신(新)보수주의자들을 뜻합니다. 네오콘은 2000년대 초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미국의 대외 정책을 주도하였는데요. 동시에 이들은 평화외교를 주장하는 미국 민주당의 정책과 베트남전에 대한 반전(反战) 운동 등에 환멸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민주주의의 확산을 위해서라면 공산주의와 테러단체에 대해서 전투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말하며 '힘을 통해 평화를 구축해야 한다'라고 주장하였습니다.
또한 이들은 미국은 권선징악을 위해 무력을 사용할 수 있고, 무력을 사용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즉 네오콘은 이념과 체제가 다른 국가들과도 세력균형을 통해서 공존하는 현실주의 입장을 보인 국제정치학자인 '헨리 키신저'와는 엄연히 다른 주장을 한 것이죠.
딕 체니를 포함한 대표적인 네오콘 인물들인 폴 월포위츠, 폴 브레머, 딕 체니의 정치 스승 도널드 럼즈펠드 등은 2000년대 초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주요 각료로 활동하였습니다. 이들은 이스라엘의 방위와 중동에서의 미국 영향력 유지에 적극 개입하였고요. 대표적으로 이들은 알카에다의 오사마 빈 라덴, 이라크의 후세인, 탈레반을 미국 안보를 위협하는 존재로 규정하였고 끝내 이라크 침공을 주도하였습니다.
참고로 당시 네오콘은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2000년대 초 네오콘은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며 북미관계를 더욱 험악하게 만들었던 사례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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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이라크 전쟁의 이면 🚨
사실 이 영화를 더 재미있게 감상하려면, 아들 부시 행정부 시절 발생하였던 ‘이라크 전쟁’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미국 정부는 사담 후세인이 9·11테러의 배후이며 대량 살상무기를 갖고 있기 때문에 평화를 위해 전쟁을 해야 한다고 말하며 2003년 3월 20일 이라크를 침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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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라크 전쟁 당시 투입된 미 제1해병사단 <사진=BB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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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일 부시 대통령은 승전을 선포하였고, 이라크 점령을 시작했습니다. 그 후에 미국은 사담 후세인이 갖고 있다는 ‘대량 살상무기’를 찾았을까요? 그리고 알카에다와 후세인의 연관성을 찾았을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아닙니다. 사실 미국이 가장 먼저 폭격한 ‘대량 살상무기 공장’은 평범한 비료 공장이었습니다. 또한 미국 정부는 알카에다와 후세인의 연관성도 찾지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전쟁이 일어난 원인은 무엇이었을까요? 많은 학자들은 ‘석유 패권’ 때문에 이라크를 침공했다고 설명합니다. 전쟁 당시 이라크는 생산 3위를 기록한 산유국이었는데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후세인은 1990년대 초반부터 걸프전쟁으로 인해 미국과 사이가 좋지 않았죠. 미국에 반감이 있는 후세인은 미국에 한방 먹이기 위해, 2001년부터 이라크의 석유를 미국의 달러가 아닌 유럽의 유로화로 거래하겠다고 선언합니다. 해당 선언 이후 달러의 가치가 많이 하락하는 일이 발생하였으며, 미국의 석유 정책,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 확실시되었습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미국은 이라크에 전쟁을 일으킨 것이죠.
결론적으로 후세인은 2006년 미국에 의해 처형 당했으며, 이라크의 유로화 원유 거래도 백지화 되게 됩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미국이 달러를 위해, 석유를 위해 전쟁을 일으킨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알고 보면 영화 <바이스>에서 왜 딕 체니가 이라크 전쟁을 일으켰는지, 그 과정을 더욱 흥미롭게 살펴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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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스>는 빅 쇼트를 제작한 아담 멕케이가 연출한 영화답게 비꼬는 듯한 내레이션과 재미있는 편집들이 인상적인 작품입니다. 명배우 크리스찬 베일의 이미지 변신은 또 다른 관전 포인트고요. 크리스찬 베일은 딕 체니 역을 위해 20kg 정도 살을 찌우고 삭발을 감행했으며, 그는 딕 체니의 말투와 걸음걸이, 사소한 제스처까지 완벽히 재현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딕 체니를 최고의 정치인으로 만든 아내 ‘린 체니’역을 맡은 에이미 애덤스 역시 20대부터 70대까지의 린 제니를 연기하며 엄청난 연기 스펙트럼을 선사했습니다. 또한, 바이스는 정치 영화이지만 아담 맥케이 감독 특유의 연출과 유머 코드를 통해 지루하지 않게 구성하였습니다. 이 영화를 통해 미국 정치 공부와 스트레스 해소 두 마리 토끼를 잡아보는 건 어떨까요? 미국 보수를 풍자한 영화 <바이스>를 에코스 구독자님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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