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스 구독자님, 안녕하세요. 에코스의 월요일 뉴스레터가 도착했습니다. 💌 |
|
|
에코스 구독자님, 지난 글로벌 인사이트에선 중국이 7나노 반도체 개발에 성공했단 소식을 전해드리며 미국의 규제, 중국 반도체가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 등을 살펴봤는데요. 이번 편에선 지난 내용을 이어 화웨이가 맞닥뜨린 현실, 반도체 업계 현직자의 시각과 한국이 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오늘의 글로벌 인사이트, ‘중국의 반도체 굴기(2)’입니다. |
|
|
✅ 삼성, TSMC, 화웨이 렛츠고 ❓
지난 편에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중국의 7나노 반도체 개발 및 신제품 출시 소식은 가히 충격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입 판로를 미국이 꽉 막아버린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해냈다는 사실이 더욱 인상적입니다.
그렇다면 한국이나 대만, 미국과 같은 기존의 반도체 강국들에 미치는 영향은 어떨까요?
먼저 원천기술 보유자이자 현재 중국의 반도체 산업을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는 미국을 보면, 상무장관인 지나 러몬도는 자신의 방중기간에 자체개발한 7나노 반도체가 탑재된 신제품이 출시되었다는 사실에 언짢은 기색을 표하면서도 상용화나 대량생산, 기술적 우위에 있어서는 자신감을 보였는데요. 기술적 우위와 시장에서의 우월적 위치를 놓치지 않기 위해 구형 반도체 생산기술/기기장비까지 수출을 금지하는 더 강력한 가이드라인이 조만간 발의될 것이라고 보여집니다.
그렇게 된다면 당장 한국은 불똥을 피할 수 없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반도체 기업 2대장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중국에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과 중국, 양쪽 입장을 무시할 수 없는 입장에서, 강화된 제재방안이 예고된 지금 한국은 전략적으로 진퇴양난의 형국에 빠져 있습니다.
|
|
|
이번에는 기술 측면을 볼게요. 반도체를 만드는 데 사용하는 장비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요. 오늘 살펴볼 것은 DUV(심자외선노광장비)와 EUV(극자외선노광장비)입니다. DUV는 과거 TSMC나 삼성전자와 같은 선진 반도체 기업들이 사용했다 기술적 한계에 부딪혀 현재는 거의 사용하고 있지 않은 구형 장비이고, 현재는 많은 기업들이 EUV를 이용해 5나노미터~3나노미터 반도체를 양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EUV는 미국에 의해 금수 조치가 시행되어 중국에는 한 대도 들여오지 못했습니다. 상대적으로 구형 장비인 DUV로 7나노미터 반도체를 구현해 낸 것이죠. 개발 성과 자체는 박수 받아 마땅하나 그 수율(합격품 비율)이 낮은 수준이라 수익성에 문제가 있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현재 알려진 화웨이의 7나노미터 반도체의 수율은 높게 잡아 50% 또는 그에 못 미치는 수준인데, 삼성전자 등 여타 반도체 기업들이 수익성을 위해 목표로 잡는 90%에 비교하면 아직 낮은 수준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DUV 장비의 한계점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5나노미터 이상 차세대 반도체 개발은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이번 일로 인해 DUV 장비를 공급하는 네덜란드의 반도체 제조장비 기업 ASML에도 중국에 DUV 장비 수출을 제한하라는 미국 측의 요청으로 다음 해부터 DUV 장비 공급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한국 삼성전자, 대만 TSMC의 경우 현재 3nm(나노미터) 반도체를 양산, 중국의 7nm 반도체 보다 약 4-5년 정도 앞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안심할 수준은 아니지만, 중국이 7nm 반도체 양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 사실상 확실시되면서 아직은 경쟁력을 잃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
|
|
✅ 현직자의 시각 👀
이번 화웨이 자체 개발 이후, 한 반도체 업계의 현직자 A씨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A씨: 중국 자체 반도체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실 14나노미터 이하만 되더라도 첨단 반도체인데, 미국이 이 이상의 생산을 못하게 하려고 제재를 한 것이죠. 그런데 이러한 제재에서도 중국 기업이 7나노미터 칩을 자체 제작한 것이 매우 놀랍습니다.
앞서 서술한 것처럼, 7나노미터 반도체를 생산하려면 첨단장비 중 최첨단의 노광장비가 필요한데, 해당 장비 역시 중국을 제재하는 기업 중 하나인 네덜란드의 ASML이 독점적으로 생산 및 판매하고 있는 상황에서 화웨이는 ASML보다 퀄리티가 낮은 노광장비로 자체 반도체를 생산했어야 했을 것입니다. 즉 화웨이는 공정의 효율이 떨어지는 자체 장비로 생산을 한 것이라 볼 수 있죠.
사실 이러한 효율이 떨어지는 공정 체계에서는 불량품이 많이 나와 제품의 단가가 올라가게 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비교적 합리적 가격으로 승부를 보고 있는 화웨이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이 되겠죠. 제품의 단가를 유지시키기 위해 중국 정부가 많은 보조금을 화웨이에 지원해 주었다고 추측할 수 있고요. 즉, 미국 정부의 제재가 오히려 중국 정부의 선전 수단으로 활용된 상황으로, 화웨이의 경쟁력 상승이라는 성과까지 만들어준 셈이라 볼 수 있습니다.
|
|
|
또 다른 현직자 B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B씨: 이번 화웨이의 개발로 이후, 중국에 있는 국내 기업에 대한 우려가 컸습니다. 왜냐하면 화웨이의 스마트폰에서 한 국내 기업이 생산한 반도체 부품이 발견되었기 때문입니다. 미국정부가 이를 수상하게 여긴 것이죠. 그래서 이번 10월에 중국 공장에 있는 한국 반도체 기업에 대한 투자 규제 완화가 종료되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일각에서 나왔고요. 그런데 다행인 것이, 최근 미국 정부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중국 반도체 투자 규제 완화를 연장해 줬어요.
이번 사례를 통해 우리는, 미국의 반도체 지정학에 끼어있는 상황인 걸 알 수 있어요. 중국은 한국 반도체의 최대 시장 중 하나입니다. 과연 이번에 미국 정부가 한국 기업의 중국 반도체 투자 규제 완화를 연장하지 않았다면… 속된 말로 망한 거라고 볼 수 있죠. 사실 투자 규제 완화를 해 줘도 투자는 받지 못 할 것입니다. 국내 반도체 생산 기업들의 공장은 미국에도 있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또 다른 종사자 C씨는 이번 사례에 대해 어떤 의견을 남겼을까요?
C씨: 이번 성공은 한국 반도체 업계에 긴장감을 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자리 잡을 것 입니다. 한국과 중국 반도체 기술의 격차는 점점 좁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인데요. 퀄리티 측면에서 차이가 있긴 하지만, 중국 반도체 업체들의 발전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입니다.
D램 등의 분야도 마찬가집니다. 최근 중국 정부가 조성한 엄청난 금액의 반도체 펀드와, 이 자금을 기반으로 해 육성된 것이 D램 산업인데요. 중국 기업의 제품이 SK 하이닉스의 제품보다 퀄리티는 떨어지지만, 중국은 삼성전자나 SK 하이닉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 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단순히 이것을 해프닝으로 여겨서는 안 될 것이고요.
또한 대한민국의 반도체 시장은 현재 미국 정부의 지정학 상황에서 딜레마를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국 정부가 국내 반도체 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해당 딜레마를 벗어날 수 있는 해결책을 외교적으로 풀어 내야할 시기인 것이죠. 또한 현재 정부가 최근 R&D 관련 예산을 삭감했는데, 이러한 상황은 중국 정부의 행보와 너무 차이가 큰 것이 사실입니다.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한국 정부는 반도체 업체에 연구 자금 지원이나 정책적 지원을 지속해야 할 것입니다.
현직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중국 정부의 지원으로 인해 중국 반도체 기업들의 경쟁력이 상승한 것을 알 수 있었으며, 미국 정부와 중국 시장 사이에서 눈치 싸움을 하는 한국 반도체 기업의 현실에 대해서도 고민해 볼 수 있었습니다.
|
|
|
✅ 한국도 긴장해야 할 때
중국은 그간 미중 무역분쟁으로 계속된 ‘미국의 중국 발전 방해’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핵심 기술을 발전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화웨이가 7나노미터 칩 개발에 성공한 데 이어 5나노미터 칩을 개발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하면서 중국의 반도체 굴기는 전 세계의 이목을 이끌고 있습니다.
이런 긍정적 분위기에 이어 반도체 산업을 성장시키는 데 국가와 민간이 모두 주력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기술 및 장비 국산화를 위해 대규모의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죠. 중국 정부는 자국 반도체 산업을 강화하기 위한 법률안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는 중국에서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우리나라에게는 큰 위협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과 중국 모두로부터 규제를 받게 되기 때문이죠.
|
|
|
반도체 분야는 우리나라 주요 수출 품목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우리 경제에 있어 필수적이고 중요한 분야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발표에 따르면, 23년 10월 주요 품목 수출액 중 반도체 분야의 수출액이 전년대비 3.1% 감소했습니다. 이는 우리나라 최대 수출국인 중국으로의 반도체 수출이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중국의 반도체 굴기의 영향이 우리나라에 끼친 것입니다. 반도체가 우리나라 경제에 끼치는 영향이 큰 만큼 우리 반도체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중국과 미국의 틈에서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을 지키기 위해서 우리나라는 제조국 다변화, 반도체 분야 R&D에 대한 국가차원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제조국의 다변화를 통해 미국과 중국의 규제로부터 벗어나 생산의 안정성을 높이고, 적극적인 R&D 지원을 통해 반도체 기술 개발을 하게 된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중국의 반도체 굴기로 드리워진 그림자가 걷힐 것입니다.
|
|
|
Editor 장윤수, 박희상, 유효정, 이경민, 장유정, 신성은, 김한솔, 김예림
|
|
|
에코스 Echoes 의 뉴스가 어떠셨나요? 🌐
|
|
|
국제시사연합ICAU 뉴스레터 에코스 Echoes
E-mail : icau.contact@gmail.com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