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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스 구독자님, 오늘의 인사이트를 시작하기 전 아주 간단한 퀴즈 하나를 드리겠습니다. 삼성 갤럭시 시리즈, 애플 아이폰 시리즈 등을 포함한 이 시대 스마트폰들은 모두 '이것'을 탑재하고 있는데요. 과연 '이것'은 무엇일까요? 힌트를 드리자면, 최근 중국이 '이것'의 신기술 개발에 성공해 전 세계적으로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맞습니다. 바로 반도체입니다.
오늘의 글로벌 인사이트, ‘중국의 반도체 굴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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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반도체 개발할게 ✊🏻
지난 9월 25일 중국 광둥성 선전에서 화웨이가 가을 신제품 '메이트60 프로'를 공개하며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이번 신제품 메이트60 프로에는 화웨이가 자체 제작한 7나노미터(10억분의 1m·nm)급 칩이 탑재되어 있기 때문인데요. 이 7나노급 AP는 화웨이의 자회사 하이실리콘이 설계하고 SMIC가 제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도체'하면 떠오르는 기업들이죠. 한국의 삼성전자와 대만의 TSMC는 현재 무려 3나노미터 칩 양산을 두고 경쟁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이번 화웨이에 장착된 7나노 칩보다 월등히 좋은 기술을 가지고 있고요. 그렇다면 중국이 7나노 칩을 개발한 이슈가 전 세계 언론을 뜨겁게 달군 이유는 무엇일까요? 답은 '자체' 생산에 있습니다.
중국의 자체 생산의 중요성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먼저 미국의 중국 반도체 관련 제재를 살펴봐야 합니다. 2020년부터 중국을 상대로 한 미국의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 제재로 화웨이는 5G 칩을 수입할 수 없게 되었는데요. 때문에 중국의 반도체 산업은 말 그대로 '독 안에 든 쥐'였습니다. 모두가 중국이 첨단 반도체를 제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었고요. 그러나 반전은 늘 일어나는 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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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웨이가 출시한 메이트60 프로 <사진=百度>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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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반도체 기업인 SMIC는 심자외선(DUV) 구형 장비를 개조해 7나노 공정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의 TSMC는 “중국은 EUV 장비 없이 5나노 공정까지도 성공할 것”이라고 말을 전했습니다. 미국 정부의 규제에도 불구하고 7나노 반도체 대량생산에 들어간 것을 보며, 미국의 제재가 실패로 돌아간 것 아니냐는 우려를 바탕으로 중국의 '반도체 자립'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SMIC가 상용화한 7나노 공정 기술에 회의적인 반응입니다. 단순히 구형 장비를 개조해 만든 제품이라 혁신적인 기술 발전도 없을뿐더러 수율도 낮아 상업성이 없다는 평가입니다. 수율이 50%로 낮은 데다가 TSMC의 10나노 공정과 비교해 봐도 획기적인 발전을 찾아보기 어려워 파급력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거죠. 미국은 “중국이 7나노 칩을 대규모로 생산할 수 있다는 어떤 증거도 갖고 있지 않다”며 중국의 7나노 칩 대량생산 가능성에 의문을 표했습니다. 이대로라면 SMIC의 기술력이 삼성전자나 TSMC와 경쟁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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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와 같은 리스크를 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첨단 반도체 기술 발전의 기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미국과 동맹국의 압박 속에서도 꿋꿋이 자체 생산을 성공해낸 중국이기에, 기술 자립을 달성하는 것 역시 머지않아 보이기 때문인데요. 그렇다면 중국은 어떻게 반도체 굴기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 또 우리에게 어떠한 영향을 줄지 천천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반도체: 점점 더 작아질게 🤖
전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는 7나노급 반도체, 도대체 무엇일까요?
7나노급 반도체는 회로선 폭이 7나노미터(nm: 10억분의 1m)대인 반도체를 의미합니다. 10나노가 머리카락 굵기의 1만 2000분의 1정도이기 때문에 7나노급 반도체는 그 이상으로 작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10나노급 이하 반도체는 더 좁은 회로선 폭에 더 많은 칩을 만들어야 해 보통 10나노급 이하 반도체 개발은 쉽지 않은 개발로 손꼽힙니다. 현재 많지 않은 국가들(미국 등)만이 그 개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이유기도 하고요.
따라서 이번 이슈가 화제가 된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 어려운 개발을 중국이 홀로 해냈기 때문입니다. 7나노급 반도체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특정 반도체 설계 장비가 필요한데, 이 장비는 미국 뿐만 아니라 다른 유럽 국가들 역시 중국으로의 수출을 규제하고 있습니다. 서방 국가들의 규제에도 중국이 자체적으로 7나노 칩을 개발해 자국 브랜드의 스마트폰에 내장시켰다니, 놀랍지 않으신가요?
자체 개발된 7나노급 반도체를 내장하고 있는 스마트폰, 화웨이 메이트60 프로는 중국인들이 줄을 서면서 구매를 할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는 1분 만에 매진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이 인기에 부응하듯이, 메이트60 프로는 기존에 있던 스마트폰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속도가 빠르고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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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식을 듣고 가장 당황한 국가는 아무래도 미국이었겠죠. 미국은 중국의 반도체 개발 사업을 막기 위해 강력한 수출 규제를 하였지만, 중국의 자체적인 7나노미터 칩 성공 소식에 적지 않게 당황했습니다.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은 ‘화웨이에 7나노급 칩을 공급한 SMIC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는데요. 이 퍼포먼스 자체가 겉으로 보기에는 중국이 절대 성공했을 리 없다고 부정하는 것 같지만, 강한 부정은 긍정이라는 말이 있듯이, 자세히 보면 중국의 7나노급 반도체 개발 성공에 인정하는 뉘앙스로 보여집니다.
이처럼 미국의 대중 제재 이후 사실상 ‘올스탑’ 상태였던 중국 반도체 굴기가 7나노미터급 반도체를 자체 생산함으로써 재기에 성공했습니다. 그렇다면 중국의 반도체는 제약된 상황 속에서 어떻게 더 높은 도약을 할 수 있었던 걸까요?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우선 정부의 막대한 지원을 받고 있는 중국 파운드리 SMIC를 통해 첨단 반도체 개발에 성공했다는 주장을 살펴봅시다. 7나노미터 이하 공정 및 제작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EUV 노광 장비를 미국이 알지 못하게 중국으로 반입했을 거라 예측하는 것이 그 논지입니다. 그러나 EUV는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으며, 현재 ASML이 대중 제재에 동참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이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입니다.
이후, SMIC가 네덜란드 ASML의 첨단 EUV(극자외선) 노광장비가 아닌 이전 세대 DUV(심자외선) 장비를 개조하여 7나노 공정 제작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해 해당 주장은 신뢰를 잃었습니다. 7나노 반도체 제작에 EUV 대신 DUV를 사용해, 다시 말해 중고 장비와 낡은 기술로도 7나노급 공정을 구현해냈다는 점이 첨단기술 업계에 충격을 준 것이죠.
이에 미국 반도체 전문지인 EE타임스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의 전직 관계자 말을 인용해 “그들이 EUV(극자외선) 장비 없이 5나노 공정까지도 성공할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밝혀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는데요. 김양팽 산업연구원 반도체 전문연구원은 “중국이 7나노미터 칩을 만들었다는 건 미국의 제재 효과가 미약했다는 의미인 만큼, 구형 반도체 제조 장비 수출까지 규제하는 식으로 제재를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해 첨단기술 전쟁이 지속될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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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중국으로의 반도체 완제품이 수출 차단, 반도체 제조 기술의 유입 차단을 큰 줄기 삼아 제재를 시행했습니다. 그러나 여러 전문가들은 미국의 규제가 오히려 중국 반도체의 성장을 이끌었다고 말합니다. 성능이나 상용화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그들의 기술이 발전할 수 있는 ‘자립심’을 키워준 셈이죠.
✅ 미국: 규제할게 🔫
작년 10월 대(对) 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했던 미국은 일 년이 지난 올해 10월 17일 반도체에 대한 새로운 규제안을 발표했습니다. 미국은 왜 다시 한 번 더 강력한 규제안을 내놓은 것일까요?
그 시작이 바로 7나노미터 칩 자체 개발입니다. 미국의 지속적인 반도체 규제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 자체적으로 첨단 반도체가 제작된 것이 미국의 제재가 부실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이에따라 미국은 중국이 이러한 첨단기술을 통한 살상무기 제작 및 국제 정세에 위협이 될 기술 개발 가능성을 비판하며 새로운 규제안을 내놓기에 이르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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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 <사진=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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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내용으로는 크게 ‘반도체 장비’와 ‘반도체’에 대한 규제로 나눌 수 있는데요. ‘반도체 장비’의 경우, 작년 발표된 규제안에 따르면 특정 기술 수준의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장비 및 기술을 중국 기업 및 중국 소재 공장에 수출하는 경우 별도의 허가가 필요했습니다. 이에 더불어 올해 추가 발표된 규제안에서는 ‘본사가 마카오에 있거나 미국의 무기금수 조치 대상인 회사로 수출을 금지’하는 조항이 추가되었습니다.
‘반도체’ 자체의 경우, 첨단 컴퓨팅칩(저사향 AI칩 포함), 특정 사양의 슈퍼컴퓨터용 제품, 미국에서 ‘우려 거래자’에 등재된 중국의 28개 반도체, 슈퍼컴퓨터 관련 기업에 수출시 ‘거부 추정 원칙’에 따라 사실상 수출이 금지되었으며, 또한 제3국 생산제품 역시 미국의 기술이 사용된다면 ‘해외직접생산규칙’에 따라 이 역시 실질적으로 수출이 금지되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이러한 미국의 규제에도 불구하고 빠른 속도로 자체 기술을 개발하여 미국의 규제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 등에 따르면 중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YMTC는 미국 수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의 신규 자본을 유치했으며 대체 불가능한 장비에 대해서는 한국, 일본 등 신규 공급처를 물색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메모리 개발 수준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하기도 했고요.
또한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 설립자 모리스 창 전 회장은 반도체를 두고 미중 갈등이 고조되면 세계 반도체 산업이 둔화될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이제는 우리도 미국이 새롭게 내놓은 대 중국 반도체 규제를 다 방면에서 바라보아야 할 때입니다.
다음주 월요일, 중국의 반도체 굴기(2)를 통해 더 자세한 얘기를 나눠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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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장윤수, 박희상, 유효정, 이경민, 장유정, 신성은, 김한솔, 김예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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