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스 구독자님, 혹시 이런 화풍의 그림을 본 적 있으신가요? 그림을 본 느낌은 어떠셨나요?
그림을 잘 볼 줄 모르는 저는 이 그림을 처음 봤을 때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그림은 마치 현실 세계 속에서 발생하고 있는 한 장면을 '순간포착'했다기 보다는 화가가 그리고 싶은 대상들을 한 종이 안에 다 그린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사실, 이 그림은 목욕을 하고 있는 한 여성을 말을 탄 남자가 훔쳐보고 있는 장면을 묘사한 이슬람 문화의 그림입니다. 그런데 보통 훔쳐보는 사람을 그린다고 하면 무의식적으로 풀숲에 숨어서 얼굴만 빼꼼 내밀고 있는 장면을 생각하기 때문일까요? 말을 탄 남자가 목욕하고 있는 여성을 훔쳐본다기 보다는 대놓고 보고 있는 것 같이 느껴졌어요.
맞습니다. 여기엔 작가의 의도가 담겨 있습니다.
이 그림은 거리에 따라 그림의 크기를 조정하여 다르게 표현하는 '원근법'을 사용하지 않았는데요. 당시 오스만제국의 사람들은 원근법을 사용하지 않고 그림을 그렸으며, 오히려 원근법을 금기시하고 배척했습니다. 오스만시절 그려진 이 그림 역시 당시의 시대상이 반영된 것이고요.
터키 작가 오르한 파묵의 소설 《내 이름은 빨강》은 바로 서양 문화가 유입되던 오스만제국 시기, 궁정 화가들이 겪는 혼란을 잘 표현한 작품입니다. 노벨 문학상을 받은 작품답게 이 작품을 통해 우리는 오스만제국의 예술, 생활양식, 가치관 등을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처음 접한 독자들은 책의 내용을 따라가기가 쉽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우리에게는 낯선 이야기의 전개방식으로 낯선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오늘 저는 이 책을 읽으실 여러분들을 위해 《내 이름은 빨강》 독서 가이드를 제공해드리려고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