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스 글로벌 미디어 리뷰
에디터 : 피아프Piaf
에코스 구독자님 안녕하세요. 에코스의 수요일 뉴스레터가 도착했습니다!
|
|
|
오늘 글로벌 미디어 리뷰에서 다룰 작품은 첸카이거 (陈凯歌) 감독, 장국영 (张国荣) 주연의 패왕별희 (霸王别姬) 입니다.
|
|
|
▲ 패왕별희 영화 포스터 <사진출처=제이엔씨미디어 그룹>
해당 작품은 1993년 개봉되었는데, 개봉 당시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켰습니다. 당시 패왕별희는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칸 영화제에서 1993년 그 해 최고의 영화 작품에게 수여되는 ‘황금종려상’에 선정되었습니다. (참고로 한국 영화의 경우에는 2019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선정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다음 해에는 미국에서 골든글러브 최우수 외국 영화상을 받았습니다.
1993년에 개봉한 패왕별희는 현재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월드스타 장국영의 기일인 4월 1일을 기점으로 한국에서 재상영되고 있으며, 요즘도 많은 사람들이 극장에 가서 영화를 관람하고 있을 정도로 오랜 세월 사랑을 받고 있는 영화입니다. (에디터도 최근에 영화관 가서 관람을 하였는데, 극장이 거의 꽉 찼었어요)
우선 간단히 영화 소개를 하면, 패왕별희는 중국의 경극 ‘패왕별희’와 똑같습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해당 영화는 ‘데이’ 와 ‘샤오로우’ 두 주인공이 각각 우희와 초나라 패왕 역할을 통해 겪는 경극 배우로서의 인생, 예술에 대한 가치관을 표현한 영화입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중국의 근현대사를 생생히 경험할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영화 패왕별희에는 장국영, 중국 근현대사, 첸카이거 감독 총 세 가지 주요 관전 포인트가 있습니다. 먼저 장국영 배우에 대해 알아봅시다.
|
|
|
관전 포인트 ①: 월드스타 장국영🙎♂️
패왕별희의 최고 매력 요소를 꼽으라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주저하지 않고 배우 장국영을 꼽을 것입니다. 실제로 많은 평론가들은 패왕별희를 장국영의 인생 연기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평하기도 합니다.
|
|
|
▲ 패왕별희 속 ‘데이’ <사진출처=패왕별희 스틸컷>
장국영은 패왕별희의 ‘우희’를 연기하는 경극배우 ‘데이’ 역을 맡았습니다. 장국영의 ‘데이’ 연기는 정말로 환상적입니다. 실제로 장국영은 영화속에서 ‘데이’스러운 눈빛, 손짓, 걸음 등의 요소로도 관객들에게 엄청난 슬픔과 감동을 주기도 합니다. 패왕별희를 통해 한번 장국영의 엄청난 연기를 느껴보시길 추천합니다.
관전 포인트 ②: 중국의 근현대사🌍
앞서 말했듯이 해당 영화는 단순히 ‘데이’와 ‘샤오로우’의 브로맨스 영화가 아닙니다. 패왕별희는 40~50년의 세월을 다루는 영화로, 중국의 군벌시대부터 중화민국, 일제강점기, 공산당의 신중국(新中国) 수립,문화대혁명까지 다양한 역사적 배경을 접할 수 있습니다.
보통 시대극 영화들을 살펴보면, 역사적 요소를 억지로 집어넣어 다소 피곤하고 지루함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패왕별희의 경우, 역사적 요소가 데이와 샤오로우의 인생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작위적이지 않은 것이 특징입니다. 더 나아가 경극 (예술) 세계와 근현대사를 중첩시킨 것이 패왕별희의 매력 요소라고 평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이 영화의 클라이막스 부분에서는 ‘문화대혁명’ 시기에 자아비판을 하는 ‘데이’와 ‘샤오로우’의 장면이 나옵니다. 이 장면을 통해 우리는 중국의 가장 암울한, 그리고 ‘마오 주석의 뜻’이라면 가족까지 팔아넘기던 광기의 시기인 문화대혁명의 실상을 제대로 엿볼 수 있습니다. |
|
|
▲ 홍위병들 앞에서 자아비판을 하는 데이와 샤오로우 <사진출처=패왕별희 스틸컷>
관전 포인트 ③: 시대의 변절자 첸카이거 감독📸
이 영화의 세 번째 관전 포인트는 이 영화의 제작자인 중국의 명감독 ‘첸카이거’입니다. 첸카이거는 장이모우 감독과 함께 중국의 제5세대 명감독으로 손꼽히는 인물 중 하나입니다. 그는 패왕별희를 통해 중국 공산당에 의해 자유가 억압되고 예술이 파괴되었던 문화대혁명 시기를 생생히 그려냈습니다. 또한 카메라 구도, 대사 등 영화적 기법도 고차원적으로 풀어내었습니다. 이러한 요소로 인하여, 패왕별희 개봉 직후, 첸카이거 감독은 중국 예술의 최고 감독이라는 찬사를 얻기도 하였습니다. |
|
|
▲ 패왕별희의 감독 첸카이거 <사진출처=바이두>
하지만 첸카이거 감독의 근황을 살펴보면 그는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모했습니다. 첸카이거 감독은 2019년, 신중국 성립 70주년 기념으로 제작된 ‘애국 영화’ 나와 나의 조국 (我和我的祖国) 의 감독으로 참여했습니다. 나와 나의 조국은 중국이 신중국 수립부터 70년간 세계적인 업적을 세웠다는 내용의 영화입니다. 해당 영화는 중국 공산당이 제작한 대표적인 선전영화로, 영화로서의 수준이 매우 낮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또한 첸카이거 감독은 2021년 중국 공산당 중앙 선전부의 후원을 받은 영화 ‘장진호’를 제작했습니다. 장진호는 ‘항미원조전쟁’(우리나라는 6.25라고 표기하고 있습니다)에서 중공군의 활약상을 표현한 영화로 ‘엄청난 중뽕 영화’라는 국제적 비아냥을 듣고 있습니다. 이러한 국제적 비아냥에도 장진호는 중국 내에서 최고의 애국영화라는 찬사를 받았으며, 2021년 전 세계 박스오피스 2위를 기록하였습니다. |
|
|
▲ 중국 영화 장진호의 포스터 <사진출처=바이두>
첸카이거 감독은 현재 ‘애국주의’가 주를 이루고, 발언의 자유가 사라진 중국의 현실에 타협하고 있으며, 패왕별희에서 표현한 ‘예술의 가치’보다는 물질적 안락함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즉 예술보다는 정치 선전물을 만드는 삶, 그러한 결과물로 인해 찬사를 받는 첸카이거 감독의 모습, 그것이 요즘 중국의 현실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물론, 현재 대다수의 중국 관객들이 이러한 애국주의 영화를 선호하기 때문에 그리고 정부의 엄청난 압력 때문에 이러한 영화를 제작하는 것일 수 있으므로 무조건 비난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패왕별희’같은 엄청난 예술영화가 중국에서 나올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하니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사실입니다.
|
|
|
패왕별희는 스토리, 영상미, 배우들의 연기 등 모든 면이 훌륭한 영화입니다. 영화의 러닝타임이 171분이나 되지만 지루함을 느낄 틈이 없을 정도로 매우 잘 만들었습니다. 패왕별희를 아직까지 본 적이 없으신 분이라면, 죽기 전에 반드시 봐야 할 영화라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1980, 90년대 월드스타 장국영의 모습이 보고 싶다면, 격변의 중국의 근현대사를 느껴보고 싶다면, 그리고 첸카이거 감독의 ‘리즈시절’ 작품을 향유하고 싶으시다면 한번 관람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
|
|
에코스 Echoes 의 뉴스가 어떠셨나요? 🌐
|
|
|
국제시사연합ICAU 뉴스레터 에코스(Echoes)
Email : icau.contact@gmail.com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