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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스 구독자님, 만약 과거로, 혹은 미래로 시간 여행을 떠날 수 있다면 어떤 시대로 ‘타임 슬립’을 하고 싶으신가요? 혹은 환상적인 과거 여행을 하고 싶을 만큼 '동경'하는 시대가 있으신가요? 저는 예술과 문화가 가장 찬란하게 빛났던 프랑스 파리의 ‘벨 에포크(Belle Époque)’ 시대로 떠나고 싶은데요. 메리 매콜리프의 책 《벨 에포크, 아름다운 시대》를 통해 간접적으로 그 시절 파리의 감성을 향유하고 왔습니다. |
① 벨 에포크(Belle Epoque) 시대 🇫🇷
벨 에포크(Belle Époque)는 프랑스어로 ‘아름다운 시절’을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정확한 시작 시기는 알 수 없지만, 19세기 후반부터 1914년 제1차 세계대전 발발 이전까지의 평화로웠던 유럽을 지칭하고요. 벨 에포크 시대는 말 그대로 유럽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시대’였던 것이죠.
평화와 번영이 지속되던 이 시기 동안의 유럽은 기술과 산업이 급속히 발전하였고, 이는 사회와 경제의 변화를 일궈냈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촉진되는 혁신과 창조성이 이전에 경험해 보지 못했던 새로운 유럽의 모습, 즉 희망과 낙관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특히 기술과 과학 분야에서의 발전은 혁신적인 발명품과 기술적 진보를 가져왔습니다. 전기, 철도, 자동차 등의 수송 수단은 편의와 속도를 크게 향상시켰고, 통신 기술의 발전은 세계 각지를 더욱 가깝게 이어주었습니다. 또한, 혁신적인 발명품들이 일상 생활에 보편화되었고, 가전제품, 카메라, 현미경 등이 등장하여 일상의 편의성을 높였습니다.
무엇보다 문화와 예술 분야에서는 상류층의 사회적 변화와 함께 다양한 예술적 혁신이 이루어졌습니다. 문학, 회화, 음악, 연극 등 다양한 예술 형태에서 뛰어난 작품들이 창작되었고, 이들 작품은 후대에 영향을 미치는 ‘클래식’으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프랑스 인상주의 예술은 미술사를 넘어 예술 전반에 큰 공헌을 남겼고요. |
② 작품의 탄생 과정을 엿보다 🗽
《벨 에포크, 아름다운 시대》의 가장 흥미로운 점은 ‘에펠탑’, ‘자유의 여신상’, ‘율리시스’, ‘인생’ 등 이 시대를 대표하는 작품의 탄생 과정과 그 후일담들을 엿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파리와 뉴욕을 대표하는 랜드마크인 에펠탑과 자유의 여신상에 대한 이야기들이 무척 재미있습니다. |  |
파리 만국박람회에 전시할 목적으로 세워졌던 귀스타브 에펠의 ‘에펠탑’. 벨 에포크 시대에 있어서 에펠탑은 당시의 활기찬 문화, 예술, 기술적 혁신을 대표하는 상징물입니다. 300m라는 거대한 높이와 그에 비례하는 아름다움으로 당시의 화려했던 기술의 진보를 보여주었기 때문이죠.
그러나 에펠탑이 처음부터 ‘에펠’탑이었던 건 아니었습니다. “철탑 아이디어를 처음으로 내놓은 것은 에펠의 조수들인 에밀 누기에와 모리스 쾨클랭이었다.” 그는 조수들의 설계도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지만, 당시 예술부 장관이자 행정 위원회의 장을 맡고 있던 앙토냉 프루스트가 관심을 갖자, “이제 설계안의 진두지휘를 맡은 에펠은 1884년 말 누기에, 쾨클랭, 소베스트르로부터 그 배타적 특허권을 사들였다.” 그들의 아이디어를 사들였습니다. 구태 의연한 방식을 고수하던 당시의 비평가들을 격앙시키기에 충분했던 사안이었죠.
미국 독립전쟁 승리 100주년을 기념으로 프랑스에서 보내온 자유의 여신상도 벨 에포크 시대에 제작된 건축물입니다. “1879년 비올레-르-뒤크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따라 바르톨디는 바람의 저항이라는 문제의 전문가에게 그 일을 맡겼으니, 바로 승승장구하던 귀스타브 에펠이었다.” 또한 내부의 뼈대는 에펠탑을 만든 귀스타브 에펠이 설계했고, 외관은 조각가 프리데릭 오귀스트 바르톨디가 자신의 어머니를 모티브로 제작했습니다.
“다리와 수로를 만들어본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에펠은 자유의 여신상 내부 구조를 비올레-르-뒤크가 구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르게 변경했다. 모래로 채운 통 대신에, 에펠은 형 뜬 동판들을 이어 붙여 만든 조각상의 외형을 떠받칠 거대한 철탑을 고안했다. 그리고 동판들을 철탑에 연결할 대철帶鐵 골조를 설계했는데, 이것은 조각상이 놓이게 될 항구의 온도 변화나 강풍을 버텨낼 수 있게 하는 혁신적이고 유연한 구조물이었다.” |
결국 벨 에포크 시대에는 자유, 평화, 진보의 가치들이 강조되었고, 이러한 것들이 자유의 여신상에도 반영된 것입니다. |
“이 무슨 피바다 잿더미인가! 애도하는 여인들의 무리인가! 이 무슨 폐허인가!” 프로이센과의 전쟁이 끝난 뒤 제2제정의 붕괴되고, 민중의 봉기마저 실패한 파리의 처참한 모습을 보여주며 이 책은 시작합니다. 농성과 코뮌 봉기로 파괴된 파리와 더불어, 전쟁에서 패배한 프랑스는 독일에 막대한 전쟁 배상금을 치러야 하는 현실에 맞닥뜨려 있었는데요. 그렇기에 당시 수많은 재앙에 둘러싸여 있던 프랑스 사람들에게는 ‘생존’이 가장 우선되었습니다.
그러나 절망은 파리를 움직이는 또 다른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왕정을 무너뜨리고, 코뮌 봉기를 일으킨 유럽의 중심 파리에서 새로운 문화와 예술이 피어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감탄이 나오는 모네와 마네, 졸라, 에펠 그리고 드뷔시와 친구들은 파리로 모여들어 그들의 재능을 마음껏 펼쳤죠.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이어졌던 40여년의 벨 에포크 시대는 유럽 역사상 가장 아름답고 행복했던, 그렇기에 낭만적이었던 시기라고 회고됩니다. 책 《벨 에포크, 아름다운 시대》는 이 특별했던 시기를 생생하게 묘사한 책이고요. 역사에 기록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서술된 책이지만 소설을 읽는 것처럼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무더운 한여름 밤, 《벨 에포크, 아름다운 시대》와 함께 과거 파리로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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