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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스 구독자님, ‘폭군’ 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있으신가요? ‘폭군’ 하면 네로 황제와 같이 오래된 역사 속 군주들을 일컫는 말이 아닌가 거리감이 드실 수도 있는데, 폭군은 우리 생각보다 아주 가까이 있습니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 <폭군이 되는 법>에서는 이름난 독재자(폭군) 한 명 한 명을 사례로 들어 그들의 특징을 분석합니다.
이들이 전하는 이야기에 따르면 우리 중 누구든 폭군이 될 수 있는데, 거기에는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이른바 ‘전략’이 필요하죠. 이 다큐멘터리는 총 6부작(회당 30분)으로 기획되어 있는데, 오늘은 그중 첫 번째 에피소드를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준비되셨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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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큐멘터리 <폭군이 되는 법> 포스터 <사진=넷플릭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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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절대 권력을 얻는 방법, 아돌프 히틀러 😱
히틀러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전쟁 범죄자이자 독일의 총통, 독재자였습니다. 그가 지도자가 된 이후로 행한 짓들은 추악하기 짝이 없지만, 절대 권력을 가진 지도자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교과서적인 코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종의 ‘공식’이 된 셈이죠. 이는 그의 생애를 따라가다 보면 알 수 있는데요.
먼저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자기 확신(또는 과대망상)이 필요합니다. 이 믿음은 어떤 순간에도 흔들려서는 안 됩니다. 혼란한 사회와 궁핍한 국민의 해방자는 자신뿐이라는 자아도취는 폭군들의 공통된 특징입니다. 스스로에게 도취된 이후에는 뭐가 필요할까요? 사회에 대한 관찰, 그리고 그를 통한 ‘메시지’를 만들어 내야 합니다. 사람들이 힘든 이유가 무엇인지, 분노의 성질을 찾아내야 합니다. 즉 분노의 대상(적)을 찾아내야 하죠.
메신저의 역할 역시 무시할 수 없습니다. 자아도취된 자신이 메신저가 되어야 하니, 스스로의 이미지를 국민들이 좋아하게끔 성형하는 것이죠. 히틀러의 경우 콧수염을, 다른 독재자들, 가령 무솔리니는 스스로의 가난한 출신 배경을, 이디 아민은 집권 초기 오픈된 지프차를 몰거나 아코디언을 연주하는 등 친근한 이미지를 어필했습니다. 여기서 자신과 대중을 융합시키려는 노력은 아주 중요합니다. 대중을 자신의 편으로 이끄는 첫 번째 스텝이니까요.
그 다음은 대중의 잠재의식까지 잠식시켜야 합니다. 히틀러는 이미지와 브랜딩의 힘을 일찍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도안이나 성상과 같은 상징물이 중요하다고 줄곧 생각해 왔죠. 그래서 만들어 낸 게 하켄크로이츠와 당시 독일군의 제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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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켄크로이츠와 제복이 갖는 의미가 무엇이었을까요? 지금 와서 보면 흉물스럽지만, 당시 히틀러와 나치당은 이것이 복종이 아니라 단결을 위한 것이라고 설득했습니다. 제복을 입음으로써 일종의 유대감이 생기고, 나치당과 함께 한다는 공동체 의식이, 그리고 히틀러가 자신과 독일을 구할 것이라는 잘못된 믿음에 빠져 있었으니 하켄크로이츠가 아니라 어떤 문양이어도 통했을 것이라고 예상됩니다.
대중의 잠재의식까지 손에 넣었다면 이제는 조직을 키워야 합니다. 독재자는 그 자체로 상징물이자 신격화된 존재로 대중에게 없어서는 안 되지만, 모든 일을 혼자 할 수는 없으니까요. 먼저, 세력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확장할 전문 조직자가 필요합니다. 또 자신(독재자)의 변덕을 폭력적으로 집행할 무자비한 군인도 필요하고요. 귀하고 바쁘신 몸이니 일정을 관리하고 기록할 비서도 있어야 하겠네요. 아, 부유층 엘리트를 공략할 훈장 받은 영웅도 끌어들여야 합니다. 어떤가요, 히틀러의 조력자 중 짐작 가는 인물들이 있으신가요?
우수한 인력까지 끌어들였다고 섣불리 행동해서는 안 됩니다. 수많은 폭군들은 기존 정권에 대해 쿠데타를 일으키는 방식으로 권력을 차지했는데요. 여기서 타이밍은 모든 걸 성공시킬 수도, 망칠 수도 있는 중요한 열쇠입니다. 히틀러 역시 이에 실패한 경험이 있습니다. 1923년 맥주 홀 폭동을 통해 쿠데타를 시도했는데요. 이 시도는 실패로 돌아가고 란츠베르크 감옥에 투옥되며 히틀러의 이상은 좌절되는 듯했습니다. 그는 적절한 타이밍을 찾지 못한 것입니다. 이후 20년대 말 실업률이 급등하고 경제 상황이 악화되자 기회를 노리던 히틀러가 다시 한번 나섰고, 1933년 총리 지위를 차지하며 그의 폭주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다들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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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에디터 총평: ★★★★★
권력의 화살촉이 향하는 곳
여기까지가 첫 번째 에피소드의 내용입니다. 이 전략들이 성공해서 절대 권력을 얻게 되었다고 끝은 아닙니다. 경쟁자들을 짓밟고, 새로운 사회를 만들고, 영원히 지배할 수 있도록 새로운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다음 에피소드들은 카다피, 후세인, 이디 아민, 스탈린, 김일성이 주요 인물로 등장합니다. 이미 한참 전에 눈치채셨겠지만 이 작품에서는 폭군으로 인해 국가와 국민이 고통받는 과정을 그리는데요. 학자와 해당 분야 관련 지식인들의 증언과 분석이 중간중간 삽입되어 보다 심도 있는 컨텐츠로 지루할 틈 없는 전개가 이어집니다. 그렇다고 무겁고 어렵기만 한 내용이 아니라, 처음 보거나 잘 모르는 사람들도 따라가기 쉬울 만큼 일러스트나 참고 영상, 예시들을 적절히 배치한 노력도 엿보이고요.
마치 애니메이션 같은 색감과 일러스트, 전개로 ‘그렇구나’ 정도의 감상으로 넘어갈 수도 있지만, 감상 후 남는 오묘한 쓴맛 역시 이 시리즈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모든 에피소드에 소개되는 내용은 폭군이 되고, 권력의 최정점에 서는 ‘전략’이라고 포장했지만 사실은 그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행하는 폭력과 온갖 반인륜적인 범법행위를 비꼬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그들의 전략은 어찌 보면 상투적일 정도로 뻔하지만 그래서 더 처절한 결과를 낳습니다. 폭군의 등장을 막기 위해 우리는 법과 시스템이라는 안전장치를 고안해 냈으나, 어디까지 유효할지, 보다 확실하고 안전한 방법은 없을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시리즈를 통해 구독자님의 답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하며 오늘의 글로벌 미디어 리뷰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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