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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스 구독자님, 인간이 꿈꾸는 가장 완전한 형태의 지상낙원, ‘유토피아’에 대해서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토마스 모어의 공상 사회소설 《유토피아》에서 유래된 이 명칭은 그리스어의 ou(없다), topos(장소)를 조합한 말로, 그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않는 이상적 세계를 의미합니다.
역의 개념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실 세계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유토피아가 지향하는 모든 가치를 잃어버린 암울한 세계를 ‘디스토피아’라고 부릅니다. 대부분의 디스토피아 소설들은 억눌린 사회와 파괴된 개개인의 인간성, 돌이킬 수 없이 오염된 환경을 배경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이상적 목표를 위할지라도 지도자 또는 권력집단이 강압적인 통제 정책을 취한다면 결코 유토피아 사회가 될 수 없습니다. 북한 사회의 이념적인 모습을 예로 들 수 있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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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분야에서는 예브게니 자먀친의 《우리들》,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와 더불어 조지 오웰의 《1984》가 디스토피아 소설의 고전으로 꼽힙니다. 이들은 권력집단 정부가 개인을 통제하는 극단적인 전체주의 시대를 배경으로 창작되었다는 공통점이 있는데요.
그 중 “빅 브라더가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Big Brother Is Watching You)”라는 유명한 구절이 담긴 조지 오웰의 《1984》는 어떠한 미래를 상징하는 단어로 ‘1984’를 설정하여 근미래의 디스토피아적인 모습을 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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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빅 브라더’가 지배하는 디스토피아 세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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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과거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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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사고’는 ‘영사(영국 사회주의의 준말)’의 핵심이다.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하면서 그 거짓말을 진실로 믿고, 불필요해진 사실은 잊어버렸다가 그것이 다시 필요해졌을 때 망각 속에서 다시 끄집어내며, 객관적인 현실을 부정하는 한편으로 언제나 부정해 버린 현실을 고려하는 등의 일들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상반되는 두 개의 신념을 동시에 받아들이며, 그 사이에 모순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식하지 않는 ‘이중사고’는 개인의 기억을 끊임없이 말살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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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 속 세계는 오세아니아와 유라시아, 동아시아 단 세 국가에 의해 분할 통치되고 있으며 이들은 끝나지 않는 전쟁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혹자는 ‘오세아니아가 유토피아라고 주장하는 당이 영구적인 전쟁을 벌이다니!’라고 반박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저자는 이렇게 서술합니다. “전쟁은 이제 지배 집단이 국민을 상대로 벌이는 싸움이며, 전쟁의 목적도 영토의 정복이나 방어가 아니라 사회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는 데 있다”, “늘 전쟁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사실은 전쟁이 없다는 말이 정확한 표현일지도 모른다” 즉, 소설 속 세 국가는 적대적 공생 체제를 유지하며 권력을 유지하는 수단이자 국민을 통제할 수 있는 명분으로 전쟁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전쟁은 평화’임을 주창하는 당의 진정한 뜻도 여기서 알아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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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된 마이클 래드포드의 영화 1984 <사진=IM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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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윈스턴 스미스의 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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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을 향한 충절 외에는 다른 어떤 유형의 충절도 허용되지 않아. 빅 브라더에 대한 사랑 외에는 다른 어떤 유형의 사랑도 허용되지 않을 것이야” 윈스턴은 오직 빅 브라더만을 사랑해야 하는 세상에서 줄리아와 접촉해 밀회를 즐기고, 그녀를 통해 진정한 사랑과 인간다움을 느끼며 과거에 존재했던 자유에 대해 상상합니다. “그들은 나를 총살하겠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중략) 빅 브라더를 타도하자” 자신과 비슷한 사상을 가진 내부 당원 오브라이언을 만나 반당조직인 형제단에 가입해 투쟁과 반역을 꾀하기도 하고요. 후반부에 들어 오브라이언의 진짜 정체가 밝혀지며 책의 전개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지만, 당시의 윈스턴이 체제 전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반항에 나선 걸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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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그는 빅 브라더를 사랑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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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들이 할 수 없는 게 딱 하나 있어요. 놈들은 당신에게 무엇이든 말하게 할 수 있지만 믿게 할 순 없어요. 마음까지 지배할 순 없으니까요”라고 말하던 애인 줄리아는 윈스턴을 배신했으며, “윈스턴은 빅 브라더의 거대한 얼굴을 올려다 보았다. 그가 그 검은 콧수염 속에 숨겨진 미소의 의미를 알아내기까지 40년이란 세월이 걸렸다” 윈스턴 역시 모진 고문을 받아 사상을 개조 당하고 결국에는 줄리아를 배신했습니다. 윈스턴의 최후의 보루이자 마지막 남은 ‘인간성’이었던 줄리아를 사랑하는 마음은 내부 당원에 의해 무참히 꺾인 채 마침내 당에 충성하는 마음으로 개조되었습니다.
- 스스로가 인간임을 자각하며 자신의 가치를 지키고자 했던, 자유를 논하며 빅 브라더를 타도하고자 했던 윈스턴은 결국 당에 굴복하며 비참한 최후를 맞은 것입니다. 윈스턴에게 남은 것이라고는 그저 인간의 껍데기와 자신이 당에게 범한 죄의 슬픔, 빅 브라더를 향한 애정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잘 되었다. 모든 것이 잘 되었다. 투쟁은 끝이 났다. 그는 자신과의 투쟁에서 승리했다. 그는 빅 브라더를 사랑했다”로 끝나는 소설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착잡한 기분까지 느끼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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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울한 분위기 속에서 전개되는 《1984》는 폭력적인 전체주의 체제 안에서 파괴되는 개인의 인권과 자유를 잔인하리 만큼 사실적으로 묘사합니다. 독자들로 하여금 인권과 자유, 권리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만들기도 하고요. 과학기술의 비약적 발전을 이룬 현대 사회가 《1984》 속 세상과 유사한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조지 오웰의 미래 세계 예언서 같다고 느껴집니다.
- 체제 전복을 꿈꾸며 자신의 목에 총알이 박히는 미래를 상상을 했던 윈스턴에게 되돌아 온 건 ‘말살된 인간성’이었습니다. 감정을 느끼며 논리적인 사고를 할 수 있던 그에겐 어쩌면 총살보다 무서운 형벌 아니었을까요? 무력으로 한 사람의 마음을 조종할 수 있다면 오세아니아 같은 사회는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는 게 아닐까요? 강력한 국가가 개인에게 행사할 수 있는 권력의 범위와 그에 따른 개인의 성찰의식에 대해서도 고민해 보며 이번 글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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