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언론의 선정주의: 진실보다 소비되는 콘텐츠
영화 속 언론은 혜성 충돌이라는 중대한 재앙을 진지하게 보도하지 않습니다. 과학자 랜들 박사와 케이트가 정부 대신 여론을 움직이기 위해 아침 뉴스 프로그램 더 데일리 립에 출연하여 혜성이 지구를 파괴할 것이라는 사실을 절박하게 전하려 하지만, 진행자들은 시종일관 가벼운 농담과 유머로 문제의 심각성을 무시하죠.
"이건 99.78%의 확률로 일어날 겁니다.
그 혜성은 여러분이 이해하는 것 이상으로 거대합니다"
"그러니까 아직 0.22%의 희망이 있다는 말이죠?"
케이트가 분노를 터뜨리며 “우리가 다 죽게 된다고요! 이건 농담이 아니에요!”라고 외치지만, 진행자는 “진정하세요. 우리 방송은 밝은 분위기를 유지하려고 하니까요”라고 말하며 대화를 가볍게 흘려보냅니다. 이 장면은 오늘날의 언론이 진실을 전달하기보다 소비 가능한 콘텐츠를 우선시하는 모습을 풍자적으로 드러냅니다. 과학적 경고와 같은 중요한 이슈는 자극적 헤드라인과 가십으로 대체되며,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합니다.
한편 영화 속에서 언론은 혜성 충돌이라는 사실보다 과학자들의 외모, 태도, 감정을 더 부각시킵니다. 분을 삭이지 못하고 결국 스튜디오를 빠져나간 케이트는 괴짜 과학자라는 이미지를 얻게 되고 차분하게 설명하던 랜들은 매력적인 요소가 부각되며 대중의 호감을 삽니다. 이는 뉴스의 본질이 정보 전달에서 대중의 흥미를 끌기 위한 상품으로 변질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② 대중의 무관심: 진영 논리와 가짜뉴스의 확산
영화는 대중의 태도를 지적합니다. 사람들은 혜성 충돌이라는 재앙을 직면하기보다는 SNS와 정치적 구호를 통해 현실을 왜곡하고 부정합니다. 특히 “돈 룩 업(Don’t Look Up)”이라는 구호는 특정 정치 세력이 과학적 사실을 부정하며 만들어낸 메시지로, 대중을 선동하는 도구로 사용되는데요. 대통령과 참모들은 혜성 충돌의 위험성을 숨기고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이 구호를 적극 활용하죠. 한 정치 집회에서 대통령은 지지자들 앞에서 “우리 위대한 국민들에게 말합니다. 하늘을 보지 마세요! 그건 가짜 뉴스입니다!”라고 외치며 대중의 환호를 받습니다. 이 구호는 진영논리를 강화해 대중들을 분열시키는 장치로 작동합니다.
SNS는 이러한 왜곡된 정보를 더욱 증폭시킵니다. 가짜뉴스와 음모론이 무분별하게 확산되며 “혜성은 존재하지 않는다”거나 “혜성 충돌은 정부의 음모”라는 주장이 대중의 관심을 끕니다. 과학적 사실보다 가십과 분노를 유발하는 콘텐츠가 더 널리 퍼지며, 대중은 문제를 직면하기보다는 SNS 알고리즘 방식에 의해 자신이 믿고 싶은 정보만을 소비합니다. 이는 대중이 현실을 외면하는 구조를 더욱 공고히 하며, 문제 해결의 가능성을 차단하죠.
현실에서도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경고해왔지만, 일부 정치 세력과 미디어는 이를 부정하거나 과소평가하는 메시지를 확산시켜왔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있습니다. 그는 지구온난화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며, 이를 과장된 주장으로 여기는 입장을 취해 왔습니다. 이처럼 영향력 있는 정치인이나 SNS에서 강한 발언권을 가진 유명인들은 종종 기후변화를 둘러싼 논쟁을 더욱 확산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상황은 탄소 배출 감소와 같은 기후문제 해결 방안의 실행을 더디게 만들고, 전 지구적 위기를 심화시킬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