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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이민 친화적인 국가, 캐나다. 캐나다는 이민자가 많고 이민자를 위한 복지와 혜택이 다채로워 ‘이민 천국’이라 불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캐나다가 이민 천국으로 불릴지는 미지수입니다. 지난해 말부터 캐나다 내 대중의 불만과 우려가 커지며 캐나다 정부가 임시거주자와 유학생을 감축하는 추세에 나섰기 때문이죠. 이민 규모를 동결한 캐나다, 과연 앞으로도 이민자들이 그곳에 정착할 수 있을까요?
오늘의 글로벌 인사이트, ‘이민 천국의 이민자 감축 행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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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가 이민자가 많은 이유
캐나다는 1867년 영연방으로 독립한 이후 광대한 국토를 개발하기 위해서 이민자들의 정착을 장려했습니다. 1896년 처음으로 이민정책을 수립하면서 황무지의 개간을 위해 건강한 농민들을 적극 환영한 것이죠. 그러나 초반에는 이런 이민 정책에도 인종차별적인 요소가 존재했는데요. “백인 정착민 식민지(White Settler Colony)”를 건설하기 위해 유럽계 백인들을 최우선으로 배려하였으며 인종과 문화에 대한 편견이 심하게 나타났습니다.
1930년대 세계를 강타한 대공황으로 캐나다도 잠시 이민에 대해 폐쇄정책을 실시하기도 했지만 2차 세계대전 이후, 신속한 경제적 성장으로 인한 노동력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캐나다 정부는 다시 점진적으로 문호를 개방했습니다. 1960년대 이후에는 세계 최초로 이민 점수제를 도입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1971년 세계 최초로 다문화주의를 국가 공식 법으로 개정하면서 많은 이민자가 캐나다 사회에 동화될 수 있도록 많은 정책을 추진하며 ‘세계에서 가장 이민 친화적인 국가’라는 명칭까지 얻을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도 노동력 부족 심화에 대응하고자 적극적인 정책을 추진하며, 2023년에는 역대 최고 인구 성장률을 기록했는데요. 2022년, 캐나다 통계청은 “현재 캐나다에서 출생률 저하로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이민자 유입은 캐나다 인구를 견인하는 유일한 원동력”이라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넓은 국토에 비해 적은 인구수로 골머리를 앓았던 캐나다는 이민 문호라는 돌파구를 찾음으로써 지속적으로 이민 정책에 힘써왔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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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들의 낙원, 캐나다
캐나다는 오랫동안 ‘이민자의 천국’이라 불리며 세계 각국의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정착지로 자리매김했습니다. 1971년 다문화주의를 공식 국가 이념으로 선언하며 추진한 이민 친화적 정책, 뛰어난 삶의 질, 그리고 다문화주의를 기반으로 한 개방적 사회로 많은 이민자들을 불러모았죠. 데이터 수집 플랫폼 Statista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캐나다의 연간 이민자 수는 500,000명에 달하며 영주권을 가진 이민자는 800만 명 이상입니다. 이민자가 캐나다 전체 인구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죠. 이민자에게 가장 인기 있는 주(州)는 온타리오(Ontario)이며 2023년에는 25~29세가 타연령층에 비해 가장 많이 캐나다로 이민했습니다.
캐나다가 이민을 적극 장려하기 위해 시행한 정책은 무엇이 있을까요? 먼저 ‘이민 점수제’입니다. 인종차별적이고 폐쇄적인 기존 이민정책과 달리 업무 능력, 교육 수준 그리고 언어 능력 등을 평가하는 제도입니다. 인종과 국적보다는 캐나다 노동력 시장에 더 많이 기여할 수 있는 고급 인력들을 유입하려는 목적인 것이죠. 호주와 영국에서도 실시하는 제도이지만 캐나다가 1967년에 세계 최초로 도입했다고 합니다. 점수를 매기는 항목으로는 연령, 언어능력, 학력, 경력 등이 있습니다. 2019년 11월에는 배우자 또는 동거인이 없는 신청자에게 추가 10점을 부여한다는 변경 사항이 적용되어, 미혼 지원자들이 캐나다 비자 신청을 11월 이후로 미루는 경우도 있었죠.
다음은 ‘캐나다 다문화주의법 (The Canadian Multiculturalism Act)’입니다. 캐나다가 채택하고 있는 이민자 통합정책의 기본 이념은 다문화 주의입니다. 1988년 본 법안을 세계 최초로 제정함에 따라 이민자들이 인종이나 출신 국가에 상관없이 문화적 가치와 정체성을 유지하며 영어와 불어 이외의 언어를 사용하는 공동체의 존재를 인정했습니다. 모든 국민에게 자신의 문화유산을 유지하고 고양할 수 있는 자유를 얻고 캐나다 사회에 조화롭게 통합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다양성을 캐나다 정체성의 필수 요소라 생각하는 것이죠.
뿐만 아니라 캐나다의 이민 및 시민권 문제와 언어 및 취업 관련 이민자 프로그램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정부부서 이민난민시민부(IRCC, Immigration, Refugees and Citizenship Canada), 2015년부터 캐나다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이나 경력을 갖춘 이민자에게 영주권 취득자격을 부여하는 신속 입국제도 등 이민자가 캐나다에 원활하게 정착할 수 있는 다양한 시스템 기반이 탄탄하게 구축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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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다문화 프로그램 교육이 진행되는 캐나다 코퀴틀람시 도서관 <사진=경향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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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정책의 이점은?
캐나다가 이민 정책을 시행하면서 얻은 이점으로 무엇이 있을까요? 첫 번째로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됐다는 것이 가장 큰 이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캐나다는 2021년 이민자들이 경제에 기여한 연간 GDP 증가량이 약 1,200억 달러에 이른다고 보고했습니다. 이민자들은 다양한 산업에서 노동력을 공급하며, 특히 서비스업과 제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요. 예를 들어, 캐나다의 건설업에서는 이민자들이 전체 노동력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고, 이들은 프로젝트의 효율성을 높이고 일자리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민자들이 창업하는 기업들은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사회적 다양성을 존중함으로써 사회의 창의성과 혁신을 촉진하고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드는 데 기여했습니다. 캐나다는 세계에서 가장 포용적인 사회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으며, 이는 이민 정책 덕분인데요. 2021년 통계에 따르면, 캐나다 인구의 약 21.9%가 이민자 출신이며, 이는 문화적 다양성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화적 융합은 창의성과 혁신을 촉진하여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기술 인재 유치에 큰 도움이 됩니다. 캐나다는 기술 인재 유치를 위해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Express Entry 시스템은 고숙련 이민자를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으로, IT, 엔지니어링, 건강 관리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2020년에는 약 50,000명의 기술 인재가 이 시스템을 통해 캐나다에 유입되었고, 이들 중 많은 수가 테크 기업에서 일하며, 캐나다의 기술 산업을 발전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으며, 캐나다의 우수한 대학의 졸업생들에겐 이들이 졸업 후 캐나다에 남아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하는데요. 이러한 방안은 국가의 혁신과 연구 개발을 더욱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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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도(왼쪽) 캐나다 총리가 2015년 한 난민 가족을 환영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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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이민자 감축 이유
부족한 노동력을 메우기 위해 임시 거주자 기준을 완화하고 개방적인 이민자 정책을 펄쳤던 캐나다이지만, 현재는 과도한 이민자 유입으로 인한 주택 위기, 의료 및 교육 시스템 압박부터 장기적으로 사회의 경제 위기와 문화적 통합에 대한 문제까지 캐나다 곳곳에서 많은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캐나다가 부족한 노동력을 메우기 위해 임시 거주자 기준을 완화했던 팬데믹 시대가 끝났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하기도 했는데요.물밀듯이 늘어나는 이민자 증가 속도는 이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되어버렸습니다. 지난 3월 마크 밀러 캐나다 이민부 장관은 “신규 이민자 수를 안정화함으로써 주택 공급, 기반 시설 계획, 지속 가능한 인구 증가의 적절한 균형을 찾겠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수면 위로 돌출되지 않았던 문제들이 하나둘씩 드러나 캐나다 정부는 이민자 감축에 나선 것이죠.
현재 캐나다는 심한 주택난을 겪고있습니다. 이민자가 증가하면 자연스럽게 주택 수요가 증가할 수밖에 없는데요. 친(親) 이민정책으로 이민자 수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지만, 이를 감당할 주택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즉 주택 수요에 비해 공급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아 캐나다 전역에는 주택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계속해서 높아지는 주택 가격과 렌트비는 이민자뿐 아니라 자국민들에게도 감당하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무상 교육과 무산 의료를 실시하고 있는 캐나다에서 인구 증가는 캐나다인들에게 예민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는 문제입니다. 급속한 인구 증가로 의료와 교육 시스템에 양과 질이 저하되고 있다고 느끼고 있는 국민들이 늘고 있습니다. 게다가 비교적 저렴한 노동력이 유입되면서 청년 실업률은 증가하고 국민들의 공공서비스에 대한 압박은 심해지니 이민자 정책에 대한 인식이 당연히 부정적으로 바뀔 수밖에 없겠죠. 1977년부터 캐나다인들의 이민에 대한 태도를 조사해 온 엔바이로닉스 연구소의 지난 9월 여론조사에서 과반수가 넘는 캐나다인이 이민이 지나치게 많다며 답했으며, 또 다른 여론조사 기관 나노수 연구소가 실시한 조사 역시 61%의 캐나다인들이 이민자 규모를 지난해보다 줄여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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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르게 오르는 호주의 임대료, 전국 평균 임대료가 주당 627달러를 기록했다. <사진=도메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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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뀐 캐나다의 이민 정책
지난 9월, 캐나다는 이민정책을 대대적으로 수정했습니다. 먼저 취업비자 LMIA Low-wage Position Stream 감축정책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할까요? 이는 LMIA Low-wage Position Stream으로 유입되는 외국인 노동자를 줄이기 위해 실시하는 정책인데요. 정책에 대해 알아보기에 앞서 먼저 LMIA가 무슨 뜻인지 살펴봅시다. LMIA는 Labour Market Impact Assessment의 약자로, 사업장에서 캐나다 영주권자 이상인 노동자를 찾지 못할 때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기 앞서 해외인력시장을 이용하는 것이 캐나다 노동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평가과정을 뜻합니다. 이 평가를 통과하게 되면 Positive LMIA를 발급받게 되는데, 이를 통해 외국인 노동자를 채용할 수 있으며 그에게는 캐나다에서 체류하며 일할 수 있게 해주는 워크퍼밋(취업비자)이 발급됩니다. LMIA 종류는 다양하지만, 특수한 LMIA를 제외하고는 크게 두 가지로 좁힐 수 있습니다: Low-wage Position LMIA와 High-Wage Position LMIA. 이 둘을 구분 짓는 것은 Provincial / Territorial Median Wage(주 중간임금)에 대한 시급의 고저입니다. 이번 감축정책의 대상이 된 Low-wage LMIA는 주 중간임금보다 낮은 일자리에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는 데에 영향을 주는 것이죠.
취업비자에서 대대적인 수정이 일어나면서, 유학생 비자에서도 많은 변화가 일어났는데요. 캐나다는 유학생들에게 발급되는 스터디퍼밋수를 2025년 10% 줄여 2024년 485,000명에서 437,000명으로 제한할 예정인데요. 이 조치는 2026년에도 이어간다고 합니다. 또한 유학생에게 더욱 엄격한 언어 능력 요건을 충족시킬 계획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번 정책 조정은 캐나다의 이민 시스템을 더욱 지속 가능하게 유지하면서, 자원 할당과 경제적 부담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려는 목적에서 이루어졌는데요. 이와 동시에 신규 이민자에 대한 환영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특히 캐나다에서 학업과 직업을 모색하는 유학생과 외국인 근로자에게 상당한 영향을 예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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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4일 오타와 의회에서 이민정책을 발표하는 저스틴 트퀴토 총리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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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딜레마
앞서 언급한 문제들이 그동안 수면 위로 떠오르는 일은 많지 않았습니다. 타국의 인력들이 꾸준히 유입되어 의료와 주택 건설에 기여하는 등 캐나다에 도움이 되었던 측면이 분명 있었기 때문이죠.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증한 이민자 수는 사회 전반에 과도한 영향을 미쳤고, 매년 50만 명 이상 늘어나는 인구 증가는 캐나다가 겪고 있는 문제들을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가장 큰 변화는 그동안 캐나다를 대표하는 ‘다문화주의 이민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입장 차이가 생겼다는 것인데요, 한 마디로 사회 전반에 이민자들을 바라보는 상반된 시각이 조성되었다는 것입니다. 특정 국가의 이민자 편중 현상으로 인한 사회적 부작용과 함께 국가 혹은 사회의 정체성마저 흔들린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반면, 이민이 캐나다의 경제와 노동력 증가의 중요 요인으로 여겨지는 점을 의식한 반응들도 존재합니다. 120여 개 시민 단체는 이민자가 캐나다의 주택 부족이나 일자리 감소, 공공 서비스 저하의 원인이 될 수 없다며 이러한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지방정부의 장기적 정책 실패에 있다며 성명서를 제출했습니다. 또한 캐나다 상공회의소는 이번 정책에 대해 캐나다 경제 성장을 저해할 수 있는 실망스러운 결정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로써 사회 통합에 실패한 캐나다는 이민 환영 국가 타이틀을 놓고 딜레마를 겪고 있으며 이번 이민축소 계획은 캐나다에게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이 조치는 현재 캐나다가 직면한 주택 부족문제 완화에 기여를 할 것이 분명하나, 사회 내에 자리한 정체성 혼란을 먼저 잠재워야 할 것입니다. 캐나다 정부의 판단이 장기적으로 사회 통합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지는 향후 평가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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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의 천국’으로 불렸던 캐나다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습니다. 이민 정책이 가져올 경제적, 사회적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사회적 합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그동안 쌓아온 다문화 사회의 정체성이 위협받을 수 있겠죠. 앞으로 캐나다가 이민 감축 속에서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며 동시에 사회 통합을 이룰 수 있을지를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캐나다의 변화가 단순한 정책 변경으로 그치지 않고, 모두를 포용하는 새로운 모델로 자리잡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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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황지미, 강민경, 노하늘, 박채영, 한영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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