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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스 구독자님, "바닷물 조금 먹었다고 왜 그렇게 펄떡펄떡 뛰냐, 광어보다 더 뛴다"라는 발언을 기억하시나요? 국민의힘 김영선 의원이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횟감이 들어있는 수조 속 물을 떠 마시며 한 말인데요.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해삼, 멍게 수준의 정치", "수조 속의 생선들도 황당했을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김 의원의 '광어'에 빗대어 맞대응한 것이죠.
오늘의 글로벌 인사이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1)’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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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염수 드링킹 이슈 🚰
아직 핵 오염수는 방류도 하지 않았는데 수산시장의 수조 속 물을 맨 손으로 떠 마시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이에 대해 김영선 의원은 지난 3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2011년부터 후쿠시마 원전은 매일 300t씩 방류해 왔다. 4~5년 후인 2016년부터 우리 쪽으로 왔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우리 5000만 국민이 5~6년간 먹어온 물인데 안전하지 않았냐"라 말이죠. 민주당은 오염수 방류가 되지도 않은 시점에서 수산시장 수조의 물을 마시며 안정성을 강조하는 김 의원의 퍼포먼스를 “기괴한 발상”이라고 꼬집었습니다.
물론 국민의힘은 이에 굴하지 않고 소금 사재기 현상과 수산물 판매 하락을 우려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수산시장을 돌며 소상공인들을 독려하고 횟집에서 식사를 하는 등 국민의 불안감을 제거하기 위한 각종 행보를 동반하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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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량진 수산시장 방문해 수조 속 바닷물 마시는 김영선 국민의힘 의원 <사진=MB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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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오염수 방류가 안전하다는 일본 정부의 입장은 변화가 없습니다. 일본이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를 결정한 것은 2021년 4월 13일인데요. 그리고 지난달 4일,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제1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 기준이 부합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IAEA가 일본 총리에게 제출한 최종 보고서에는 “처리수의 방류가 사람과 환경에 미치는 방사능 영향은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록 '미미할 것'”이라고 밝혔고요.
또한 IAEA는 “일본이 취한 알프스(ALPS, 다핵종제거설비) 처리수 방류에 대한 접근 방식과 활동이 관련 국제 안전기준과 일치한다”고 발표했는데요. 현재 물에서 분리하기 어려운 삼중수소를 제외한 60여 가지 방사성 물질 대부분은 여과된 상태이며, “태평양에 방류될 폐수의 삼중수소 수치는 국제 수준보다도 더 낮을 것”이라는 것이 일본 정부의 일관된 주장입니다.
동시에 일본 당국은 '오염수'라는 표현에도 정정을 요구했습니다. '오염수'가 아닌 오염수에서 방사능 물질을 제거한 '처리수'를 방류하는 것임을 강조하며, 국제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행위는 결코 없을 것임을 거듭 밝혔습니다. 또한 오염수 방류 이후 인근 바다에서 주 1회 수질 검사를 실시하며, 수산물 시장 활성화 대책으로 500억 엔 기금을 조성하겠다 말했고요.
그렇다면 여론은 어떨까요? 지난달 10일 기준, 일본 NHK 여론조사에 따르면 찬성 35%, 반대 20%, 중립 40%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오염수 방류가 국제기준에 부합하기 때문에 위험하지 않다고 판단했고요. 하지만 일본 국내 어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반대 의견을 강력하게 밝히는 중입니다. 또한 정치적, 경제적 입김이 들어간 보고서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며 IAEA 보고서의 신뢰성 문제도 도마에 오른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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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염수, 뭐가 문제야? ☢️
오염수의 문제를 살펴보기 전, 방사능이 우리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인류 역사상 최악의 방사능 피해 사례로는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고가 있는데요.
1986년 4월 26일 이른 아침, 구소련 우크라이나공화국 키예프주(현 우크라이나 키이우 북쪽, 벨라루스 접경 지역)의 체르노빌의 원자력 발전소에서 제4호 원자로가 폭발하였고, 이로 인해 1945년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탄의 위력을 능가하는 치명적인 방사능 오염 구름이 발생하였습니다.
사고 당일 원전소 노동자 2명이 사망했고, 사고를 진압하려 투입된 소방관 상당수가 방사선에 노출됐습니다. 약 200여 명이 피폭 증상을 보였는데, 그들 중 134명이 급성방사선증후군(ARS, Acute radiation syndrome)으로 확진 받았고 그 중 28명이 3개월 내 사망했습니다. 그리고 2004년까지는 기타 이유로 인해 19명이 사망했고요.
또한 이 사고로 인해 약 10일간 아이오딘(I-131), 세슘(Cs-137) 등 방사성 물질이 대량으로 방출됐고, 발전소와 근접해 있는 벨라루스, 우크라이나, 러시아 일부 지역의 토양과 지하수 등이 심각히 오염됐습니다. 심지어 일부 방사성 물질들은 바람을 타고 유럽까지 퍼졌습니다.
방사능에 노출된 발전소 노동자 및 주변 주민의 수는 수십만에서 수백만 명으로 추정되며, 그들은 꽤 높은 암과 백혈병의 발병률을 보였습니다. 그들이 낳은 아이들은 기형아 또는 높은 확률로 갑상선암에 걸렸는데, 이에 대해서는 방사성 아이오딘에 오염된 우유의 섭취가 원인으로 여겨졌습니다.
이처럼 무시무시한 위력을 가진 방사선 물질이 포함된 오염수가 우리 바다로 흘러들어 온다면, 어떠한 피해가 생길까요? 우리는 그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현재 일본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해 폭발한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에서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는 물, 오염수를 방류하겠다고 결정했는데요. 방류하는 오염수는 '음용 가능한 수준으로' 오염수 처리 기준을 세웠기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기술이라는 것이 한순간에 자칫 실수를 하면 큰 피해를 야기시킬 수 있습니다.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오염수가 방류가 되었다는 가정 하에, 방사능 물질이 해양에 노출됩니다. 노출된 해양에 사는 해양 생태계 생물은 떼죽음을 당하거나, 방사능을 가진 채 돌아다니죠. 방사능에 노출된 해양 생물로 인해 다른 생물이 피해를 볼 수 있으며, 유전자 변이로 인해 돌연변이가 나타나거나 번식률이 저하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생태계의 먹이사슬로 인하여 다른 해양 생태계 뿐만 아니라 다른 생태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고요.
무엇보다 각 나라마다 오염수가 닿을 기간을 다르겠지만, 해양은 하나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그 피해는 전세계가 감당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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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고대시대 때부터 수렵 활동 및 물고기 잡이를 해 왔기 때문에 수산업과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만약 방사능에 노출된 해양 생태물을 인류가 섭취하게 된다면, 인류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인간의 몸 70%가 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물을 마셨을 때 우리 신체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일본 정부의 설명에 따르면, 오염수에는 삼중수소, 세슘134, 세슘137, 스트론튬90 등의 방사성 핵종 물질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 물질들을 기준에 맞춰 여과한 후 오염수를 처리수로 만들어 방류합니다. 그러나 많은 방사성 핵종 물질 중에서 삼중수소 전부가 걸러지는 것은 아니라고 하는데요. 물론 걸러지지 않은, 즉 이미 처리한 오염수에 남아있는 삼중수소가 인체에 해가 될 정도의 양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해야 하는 것은 '축적'입니다. 삼중수소의 반감기는 대략 12년으로, 인체 내부에 삼중수소가 들어오게 된다면 장기간동안 축적이 됩니다. 또한 삼중수소가 인체 내 노출이 된다면 암이 발생하거나 유전자 변이, 유전자 손상 등으로 인해 기형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바다와 거리를 둔다고 해도, 비나 눈, 안개 등의 기상 현상으로 인해 내륙도 방사능 영향을 받을 수 있고요.
2011년 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폭발로 일본 수산업계는 막심한 피해를 입어야만 했는데요. 그 이후 한국은 일본의 주변국이라는 이유 하나로, 우리나라 수산업계 역시 국내·외로 큰 피해를 감당해야 했죠. 본격적으로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대두되면서 우리나라의 경제적 손실이 점차 현실로 다가올 것이라 예상되는 상황이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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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AEA 보고서, 믿을 수 있어? 🤔
이처럼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 방류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자 일본 정부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안정성을 검증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IAEA는 한국, 중국, 미국 등 11개 국의 전문가를 포함한 조사단을 꾸려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 방문했고, 23년 7월 5일 최종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원자력에 대해 최고 수준의 권위를 가지고 있는 국제기구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보고서는 향후 일본의 오염수 방출여부를 좌지우지한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영향력이 강하다고 할 수 있는데요. 그러나 IAEA는 오염수 방출의 안정성 조사단계부터 신뢰성에 문제가 제기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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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사진=BB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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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전문가들은 IAEA가 후쿠시마 원전에 방문한 목적과 검증 방법이 분명하지 않음을 지적했습니다. 오염수 방류의 안정성을 정확히 검증하기 위해서는 1) 오염수의 안정성 검증, 2) 알프스(ALPS)의 성능 확인, 3) 일본의 측정 분석 능력 등 특정한 목적을 설정해야 한다는 것인데요. 하지만, IAEA의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최종 보고서에는 이런 목적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음을 지적했습니다.
IAEA 조사단이 후쿠시마 오염수의 안정성을 점검하는 데 사용한 농도기준이 환경평가 국제안전기준을 따르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가 되었습니다. IAEA 조사단은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전 원자력 시설 보안 및 특정 핵종 물질의 방어규칙’에서 일본 원자력 규제위원회가 정한 자체 농도기준을 사용했습니다. 또한 일본의 기준은 정상 가동 중인 원전에 적용하는 기준으로 중대 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 적용하기에는 부적절한 기준이라는 점이 꾸준히 지적되고 있고요.
IAEA 조사단은 후쿠시마 원전을 방문해 직접 오염수 시료를 채취하지 않고, 도쿄전력이 제공한 자료를 기반으로 최종 보고서를 작성했습니다. 이 자료 마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탱크 총 1070개 중 단 3개의 탱크에서 추출한 시료였습니다. 달노키 베레스 교수는 후쿠시마 원전의 탱크들의 방사성 농도가 모두 다르다는 점을 지적하며 시료 채취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게다가 이 3개의 시료는 탱크의 윗부분의 오염수를 채취한 것으로 탱크 밑에 가라앉아 있는 침전물은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채취된 3개의 탱크의 오염수 농도 마저도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고요. IAEA의 검증 당시, 다수의 전문가들은 IAEA 조사단이 직접 조사한 자료가 아닌 도쿄 전력이 제공한 자료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었으나 IAEA 최종 보고서에는 도쿄 전력 제공 자료의 신뢰성 여부는 일절 언급되지 않고 있습니다.
해양 생태학자들은 특히 IAEA 조사단이 오염수 방출로 인해 영향을 받을 해양생태계의 범위를 너무 협소하게 잡았음을 지적합니다. IAEA 최종 보고서 27페이지에는 ‘넙치류, 꽃게, 갈조류의 3가지 해양 생물에 대해 방사성 영향 평가’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그 중 넙치의 측정값은 하루 최소 안전기준치인1mGy(밀리그레이)의 만분의 7 수준이라며 매우 안전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크게 2가지 문제점을 제기했는데요. 첫째는 한 어종의 안정성을 파악하려는 경우 하루 안전기준치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체내 농축 값을 조사해야 한다는 것이며 둘째는 IAEA가 조사 대상으로 삼은 어종의 수가 너무 적다는 것입니다. 또한 전문가들은 앞서 언급한 문제에 대한 개선요구를 했으나 정보 제공자인 도쿄전력은 해당 요구를 전혀 들어주지 않았다고 불평했습니다.
마지막은 IAEA와 일본의 관계입니다. IAEA는 173개국으로 이루어진 국제기구로 가입 국가들의 자발적 분담금을 통해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분담금을 많이 내는 국가일수록 기구 내 해당 국가의 입지는 강해질 수밖에 없는데요. 일본은 IAEA에 2020년 약 578억원을 지출했으며, 2023년 가입국 중 일본의 분담금 비율은 7.7%로 3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본은 분담금 비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의 지지를 전폭적으로 받고 있어 IAEA의 조사는 애초에 신뢰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일본은 IAEA 설립 이후 총 6회 의장국으로 선출되었으며, 2009년부터 2019년까지는 일본인이 IAEA의 사무총장직을 지내기도 해 IAEA내에서 일본의 영향력이 막강할 것이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실제로 일본의 오염수 방류를 두고 일본 대표단인 아닌 IAEA 사무총장이 방류를 반대하는 주요 국가들을 방문하여 일본의 오염수 방류를 설득하려는 모습을 보여 그 IAEA의 중립성에 의문을 가지게 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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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이경민, 박희상, 유효정, 박선영, 김예림, 장윤수, 신성은, 장유정, 김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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